“아이가 책을 읽었다고 하는데 건성건성 읽지는 않았는지, 내용은 제대로 파악하며 읽었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어요. 책 읽기가 중요하다고 하는데, 어떻게 하면 책을 잘 읽을 수 있을까요? 꾸준히 책 읽는 습관은 어떻게 들일 수 있을까요?”
“아이가 쓴 글을 보면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도통 모르겠어요. 독서 감상문을 썼다고 하는데 감상은 없고 책 내용만 가득 채워놓기 일쑤고 어떻게 지도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이제는 초등학교에서도 서술형 평가니 하면서 제시된 문제에서 답을 찾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생각을 정리 하여 답을 써야 하는 시험을 보고 있어요. 아이가 알고 있어도 그 답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 몰라 틀렸어요. 답답해 죽겠어요.”
“논술은 하루아침에 실력을 키울 수 없기 때문에 초등학생 때부터 폭넓은 독서를 하고 꾸준히 글 쓰는 훈련을 통해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는데 걱정이에요. 우리 아이는 글쓰기를 싫어해서…”
학부모님들과 상담을 하다보면 많이 듣는 하소연들이다. 독서는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부모님도, 아이들도 모두 책은 읽어야 하는데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 읽은 후에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 몰라 속을 태우고 있는 것이다. 어떻게 하면 책에 집중하며 읽을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책 읽는 습관을 들일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중심으로 글을 쓸 수 있을까? 이러한 물음에 대한 정답은 없다. 하지만 최선의 대답은 있다. 그것이 바로 메모하며 읽기와 독서노트 쓰기다. 메모하며 읽기와 독서노트의 필요성, 올바른 작성법에 대해 자세하게 살펴보자.

메모하며 읽기의 필요성 

메모는 잊지 않기 위해 정리하여 적는 것을 말한다. 순간순간 떠오르는 생각을 적을 수도 있고, 친구의 연락처를 적거나 달력에 중요한 날을 표시할 수도 있고, 중요한 약속을 적을 수도 있다. 이렇듯 일상생활에서 사용되는 메모는 잊지 않기 위해 하는 것으로 기억의 보조 장치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읽기 전략으로써 메모는 단순히 기억하기 위한 장치로만 쓰이지 않는다. 읽기에서의 메모는 독자의 능동성을 강조하여 독서능력을 향상시키는 목적이 있다.
능동적인 독서를 강조하는 메모하며 읽기는 책을 읽을 때 자기주도적인 독서태도를 형성하도록 도와준다. 부모의 성화에 못 이겨하는 독서는 한두 번에 그치게 되지만 스스로 하는 적극적인 독서는 꾸준히 폭넓은 독서를 하도록 하는 힘이 된다.
메모를 하며 글을 읽다 보면 자연스럽게 글 내용에 집중하게 된다. 부모들이 걱정하는 것 중하나가 아이가 책을 읽으면서 혹시 다른 생각을 하는 것은 아닌지, 글에 집중하며 읽었는지 여부다. 이러한 걱정을 날려 버릴 수 있는 방법이 바로 메모하며 읽기다. 책을 읽으면서 모르는 내용에 대해 자기 나름의 추론을 하고, 느낌을 쓰다보면 자연스럽게 책에 집중하게 되는 것이다. 글을 읽으면서 무엇이 중심내용이고 세부내용인지 구분하여 정리할 수 있는 힘을 메모하며 읽기를 통해 기를 수 있다. 이렇게 길러진 힘을 통해 중요한 내용을 요약하는 능력도 향상시킬 수 있다. 메모한 내용을 살펴서 중요한 내용만을 가려내어 정리하면 쉽게 요약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글의 다양한 구조를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게 된다. 메모하며 글을 읽다보면 읽은 내용을 쉽게 기억해내고, 오래 기억할 수 있다. 읽으면서 떠오르는 자신의 생각을 적었기 때문에 그 내용은 쉽게 잊히지 않는다. 읽은 내용을 장기기억장치에 넣기 위한 방법으로 자신의 감정을 살려 글을 읽고 쓰는 것만큼 좋은 것은 없다. 

메모하며 읽기는 이렇게 하세요! 

 

1. 나만의 상징적인 표시를 해라!    


메모를 하기 전에 반드시 해야 할 선행과제가 있다. 그것이 바로 나만의 상징표시다. 어떤 내용에 집중해야 하는지 중요한 내용이라고 생각되는 부분에 나만의 방법으로 표시한다. 밑줄을 그어도 좋고 형광펜이나 색연필, 사인펜으로 다양한 모양을 표해도 좋다. 포스트잇을 이용하여 메모를 해도 좋다. 내가 좋아하는 방법으로 표시한다. 메모의 시작은 글의 집중에 있고, 그 집중을 표하는 것에서 메모하며 읽기는 출발하는 것이다. 

2. 모르는 낱말을 메모해라!
어휘력이 풍부하지 못하면 책을 읽고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독서를 하는데 중요한 버팀목이 되어주는 게 어휘이기 때문이다. 책을 읽다가 모르는 단어가 나오면 어떤 뜻일지 추측해서 적어보고, 사전을 찾아 확인해보자. 사전을 찾는 작업이 번거로울 수 있으나, 습관을 들이면 엄청난 어휘재산을 쌓을 수 있다.

3. 메모하기 전에 생각을 말하라!
쓰기는 말하기보다 어렵다. 메모는 말하기 작업이 아니라 쓰기 작업이다. 말하기는 쉽게 하나 쓰기는 거부하는 아이들이 많다. 그럴 때는 메모를 먼저 시킬 것이 아니라 말하기를 먼저 시킨다. 이것이 바로 사고구술 즉, 생각 말하기다. 말한 내용을 그대로 메모하듯이 적으라고 접근시킨다. 메모에 대한 부담과 거부감을 줄일 수 있다.

4. 어른이 함께 메모하며 읽는 모습을 보여라!
말로만 하는 ‘공부하라’는 아이들의 반감만 살 뿐 행동을 끌어내지는 못한다. 메모하며 읽는 것도 마찬가지다. 반드시 어른이 먼저 어떻게 하는 것인지 시범을 보여주고, 항상 함께 메모하며 읽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5. 떠오르는 생각은 모두 OK!
아이가 적은 메모에 대해 평가하지 말아야 한다. 많은 생각들 속에 진주가 있다. 처음부터 진주를 캐려고 하면 부모님도 힘들고 아이도 지친다. 아이는 지치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책 읽기에 대해 거부하게 될 것이다. 아이의 다양한 생각을 모두 수용해 주고 지지해주는 지혜가 필요하다. 그러면서 차츰 아이의 생각에 대한 어른의 생각을 보태주는 것이 필요하다. 아이의 생각에 부모님의 생각을 메모해서 보여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6. 구체적인 예를 들어 설명해라!
“아이에게 떠오르는 생각을 모두 다 쓰면 되는 거야”라고 말하면 아이는 막연하다. 그럴 때는
이렇게 접근한다. “책을 읽으면서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 모르겠으면 ‘이게 무슨 말이지? 내 생각에는 이런 뜻 같은데’라고 적는 거야”, “아, 주인공은 이렇게 생각했구나. 나는 이렇게 생각하는데…” 등 구체적으로 예를 들어 설명해준다. 책을 읽으면서 궁금한 점이 해결되는 과정에 대해 쓰도록 지도한다.

독서노트 왜 써야하나?
독서노트는 말 그대로 책과 관련된 내용을 적는 노트를 말한다. 과정중심 독서지도에서 독서노트는 독서 후 활동에 해당된다. 물론 읽기 전이나 읽는 중에도 작성할 수는 있으나, 대부분 독서노트는 책을 다 읽은 후에 작성하게 된다. 독서노트를 써야 하는 이유에 대해 살펴보자.
독서노트는 책을 읽으면서 느끼는 다양한 생각들을 글로 표현하는 곳이다. 따라서 독서노트를 꾸준히 작성하다 보면 글 쓰는 실력이 향상될 수 있다. 특히 책을 읽은 후 써야 하는 감상문은 한두 번 써보는 것으로는 실력이 늘지 않는다. 책을 읽은 후 나의 다양한 생각과 느낌을 담아서 쓰는 감상문은 꾸준한 훈련이 요구된다. 이러한 훈련을 하는데 절대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 독서노트다. 독서노트 작성은 독서태도를 형성하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주어 독서량을 증가시킨다. 모 중학교에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학생들은 독서노트를 작성하기 전보다 작성한 이후에 더 많은 책을 읽었다고 대답했다. 이는 독서노트 작성이 지속적인 독서태도를 길러주어 좀 더 많은 책을 읽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독서노트를 작성하다보면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능력뿐만 아니라 글을 이해하는 능력의 향상도 함께 가져온다. 글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려면 글의 내용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하는데 글을 쓰기 위해 집중해서 책을 읽게 되며, 그로 인해 글 내용을 더 깊게 이해할 수 있게 된다.
독서노트는 또한 편독을 예방해주는 역할도 한다. 독서노트는 독서 이력철의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기 때문에 편향된 독서를 바로 잡아 다양한 종류의 책을 분야별로 읽을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독서노트를 작성하면서 독서달력을 함께 정리하면 더욱 좋다.